일요일 어디 갈까? 고민하다가 곧 서리가 내리면 고추를 못 쓰지 싶어 고추 따러 밭으로 왔습니다.
올해 날씨가 너무 더워 담배나방 피해가 크서 비료와 방재를 포기했는데 비가 많이 와서인지 늦게 고추가 엄청나게 달렸습니다.
서리가 내리기 전에 최대한 많이 따야 됩니다.
관리를 못해서 고추가 넘어지고 난리입니다.
가지도 많이 달렸는데 못 따서 한쪽으로 기울었네요.
오이도 거의 다 죽어가고
그래도 배추는 두어 번 비료를 한 덕에 잘 크고 있는데
며칠 전 두어 포기 따서 잘라봤더니 속은 꽉 찼는데 햇볕을 못 받아서 빵이 크지가 않네요.
상추는 많이 컸네요.
두 바구니 가득 따고
고추가 주렁주렁
약 20킬로 땄습니다.
며칠 전에도 따서 식당을 하는 막내처남에게 보내주고, 앞집 옆집 막 나눠 줬습니다.
아직도 덜 쏙은 무도 뽑고
중간쯤 되는 배추와 작은 배추를 골라 몇 포기 뽑고
집에 와서 보니 배추 하나가 무름병에 걸렸네요.
정리하고 돌아갑니다.
가는 길에 아버지 산소에 가서 떨어진 납엽을 청소했습니다.
눈물이 앞을 가리지만 이젠 제가 할 수 있는 게 이런 거밖에 없습니다.